벌교 홍교


목록으로 목록으로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벌교리에 있는 조선 후기의 다리.
길이 27.6m, 너비 4.5m. 보물 제304호. 현재 남아 있는 홍교(虹橋 : 무지개 모양의 다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지금도 주민들의 통행에 사용되고 있다.
1723년(영조 5)에 순천 선암사(仙巖寺)의 초안(楚安)·습성(習性) 등 두 스님이 놓았다고 전하며, 1737년과 1844년(헌종 10) 두 차례에 걸쳐 중수, 개축(改築)되었다. 이 다리가 놓여 있는 지명이 벌교라고 불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처음 다리를 놓았을 때는 뗏목을 이은 다리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하다.
다리의 구조는 부채꼴모양의 석재를 맞춰 둥근 홍예를 만들고, 홍예 사이에는 잡석을 쌓아올려 석벽을 만들었다. 본래 홍예는 반원형이었으리라고 생각되지만 현재는 밑부분이 갯벌에 묻혀 있어 전체적으로 활모양을 이루고 있다.
3개의 홍예마다 천장 한복판에 정교하게 조각된 용두석(龍頭石)이 돌출되어 다리의 밑부분을 향하고 있다. 이처럼 다리천장 위에 용두석을 부착시킨 것은 물과 용과의 관련에서 오는 민간신앙의 표현으로 해석되는데, 옛날에는 용의 코 끝에 풍경(風磬)을 매달아 은은한 방울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다리가 놓여진 벌교천(筏橋川)에는 바닷물이 드나들어, 썰물 때에는 다리의 밑바닥이 거의 드러나고 밀물 때에는 대부분이 물속에 잠겨버린다. 화려하고 정교하면서도 단아한 멋을 풍기는 다리로서 주민들이 60년마다 다리의 회갑잔치를 해주고 있다.

참고문헌
「옛 교량(橋梁)에 비친 조상(祖上)의 얼」(황학주, 『대한공목학회지』31-4, 1983)
「한국(韓國)의 다리」(심영환, 『서울평론』35∼51, 서울신문사, 1974)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